여섯 번째 수업은 트뤼플 캐러멜을 만드는 수업이었다.
트뤼플은 봉봉 초콜릿 중에서도 동그란 모양의 초콜릿이다.
동그란 모양의 초콜릿에도 여러가지가 있는데, 이번엔 다크쉘에 가나슈와 캐러멜을 채우고, 다크쉘을 다크 초콜릿으로 한번 더 코팅한 후, 분당(슈가파우더)에 굴리는 방법으로 만들었다.
예전에 비져너리 아트 학교에 초콜릿 배우러 갔을 때는, 가나슈를 동그랗게 빚어 굳힌 후에 그대로 디핑포크를 이용해서 초콜릿으로 코팅했다. 너무 맛있었다.
다크쉘은 시판 초콜릿을 사서 이용해서 굉장히 편했다. 만약 쉘부터 직접 만드려고 하면 동그란 쉘을 부러뜨리지 않고 만들기가 쉽지 않을 것 같다. 다크쉘이 있는데 한 번 더 다크초콜릿으로 코팅하는 이유는 모르겠다. 다크쉘이 시판이라 딱딱해서 좀더 부드러운 느낌을 주려고 했나? 아니면 분당을 묻히기 위해서?
레시피
먼저, 가나슈를 만든다. 간단하게 다크초콜릿 : 생크림 = 10 : 7 비율로 각각 비슷한 온도로 데운 후 섞어주면 된다. 가나슈는 템퍼링이 필요하지 않아 경험상 초콜릿이 덩어리 지지 않게 골고루 잘 녹이고 생크림과 잘 유화시키기만 하면 된다. 어느 정도 식힌 후 짤주머니에 넣어 식혀둔다.
그 다음, 캐러멜을 만든다. 캐러멜을 만드는 데에도 여러가지 방법이 있는데, 이번에는 물엿 : 설탕 = 1 : 10 비율로 넣어 젓지않고 끓여준다. 원래는 물엿에 설탕을 조금씩 넣어줘야하는데 워낙 소량만 만들어서 그냥 한번에 다넣고 해도 괜찮았다. 대신, 설탕이 덩어리지지 않게 주걱으로 살살 깨주고 냄비를 기울여가며 끓여줬다. 캐러멜화가 되어 황갈색이 되면 설탕량의 30%의 버터를 넣어 식힌다. 어느 정도 식으면 설탕량의 5%의 다크럼을 섞어준다.
이제 다 준비되었으니, 다크쉘에 캐러멜과 가나슈를 반씩 채운다. 다크쉘의 구멍이 작아서 안에 필링이 얼마나 채워졌는지 알기 힘들어서 휴대폰 조명으로 비추면서 작업했다. 가나슈는 다크쉘에 넘치치 않을정도만 채우면 된다.
이제 채운 다크쉘의 뚜껑을 닫기 위해 템퍼링한 다크초콜릿을 짤주머니를 이용해 가나슈 구멍을 얇게 덮는다. 냉동실에 넣어 잠시 굳힌다.
뚜껑이 잘 굳었으면 템퍼링한 다크초콜릿 욕조에 넣어 코팅한다. 풍덩 빠트려 전체적으로 초콜릿을 바른 후, 포크 두개를 겹쳐 굴려주면 코팅 초콜릿이 빠져 얇아진다. 적당히 얇아지면 분당에 빠트려굴린다. 잘못하면 초콜릿 표면을 긁어 울퉁불퉁 해질 수 있으니 굴릴 땐 초콜릿을 건들지 말고 분당으로 감싸준다는 느낌으로 굴린다.
이번에 거의 다 울퉁불퉁 해져버려서 아쉬웠다. 초콜릿을 바로 분당에 넣지 말고 밖에 잠시 둬서 굳힌 후에 굴려주면 더 나을 것 같다. 귀찮으면 분당에 빠뜨리고 좀 시간이 지난 뒤에 초콜릿을 굴리면 덜 울퉁불퉁해질텐데 그럼 분당이 너무 많이 필요해지니깐 대량으로 할 때는 어려울 것 같다.
몇 개는 철사망에 둬서 좀 굳혔는데 훨씬 예쁘게 되었다. 대신, 너무 굳으면 분당이 잘 묻지 않는다.
맛
맛은 캐러멜에서 탄맛과 알코올 맛이 나서 호불호가 갈렸다. 나는 호였는데 몇몇 사람들은 탄맛이 나서 별로라고 했다. 굉장히 적게 들어가면 은은하게 괜찮은 맛을 내준다. 술 맛을 안 좋아하면 다크럼을 빼도 될 것 같다.
그리고 표면이 매끈한 초콜릿은 쉘이 바삭하게 부숴지고 분당도 적당히 묻어서 좋았는데 표면이 울퉁불퉁하게 된 초콜릿은 분당이 너무 많이 묻어 단 맛의 밸런스가 무너졌다. 역시 어느 정도 굳은 후에 파우더를 묻혀주는 게 나은 것 같다.
남은 가나슈는 두껍게 펴고 남은 캐러멜도 위에 얇게 펴바른 후에 굳히고, 위에 다크 초콜릿 코팅을 아주 얇게 펴발랐다. 굳힌 후에 적당한 크기로 잘라서 가져갔는데 이게 메인으로 만들었던 트러플보다 더 맛있었다! 특히, 카카오 파우더와 분당을 같이 뿌리면 분당의 단맛이 중화되어 더 괜찮았다.
오늘은 다크쉘을 처음 써봤는데 쉘이 얇아서 입안에서 부숴지는 식감이 되게 좋았다. 그리고 캐러멜화 할 때 타지 않게 적당히 색깔 내주면 더 맛있을 것 같다. 아직까지는 저번주에 만든 봉봉크런치가 1위다.